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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이 글을 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실 글을 쓰는 지금도 두서를 뭐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떠나버린 티슈를 최대한 많은 매체들로 기록해놓고 싶다.

언제 어디에서든 나에게서 잊혀지지 않도록.

시간

항상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꽤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소형견 평균 기대수명이 15년내외였기에 그래도 2년은 남아있겠지 벌써 이별을 준비하는건 아니겠지 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신혼집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 아무런 예고없이 티슈는 건강검진에서 시한부판정을 받았고 그날 너무나도 많이 울었다.

소식을 듣고 울먹거렸고, 완치가 가능할지 검색하며 절망했고, 퇴근 후 동생의 전화를 받고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길을 걸으면서도 버스를 타고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러 가면서도 나는 울고 있었다.

신혼집에 도착해서 일을 처리하고 먼저 반려동물을 보내보았던 아내의 조언으로 늦은 시간이었지만 택시를 타고 티슈를 보러 출발했다.

강아지 앞에서 울면 불안해 한다고 해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다짐은 그저 다짐일뿐 눈을 마주치고 나서 고개를 푹 숙이고 울기만 했다.

울면서 특별한 생각을 한건 아니지만 미안하다는 단어만 계속 떠올랐다.

현실

티슈가 아픈 걸 알고 티슈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까지 약 2주 조금 넘는 시간동안 700만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했다.

반려동물 보험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티슈는 이미 노견이라 보험을 들 수 없었기도 했고, 그 이전엔 지금 처럼 들어줘야겠다 라고 생각이 들 만큼 비용이 낮지 않았다.

건강검진부터 시작해서 큰 병원에서의 검사, CT, 진료비용, 응급시술비용, 약값 등 잠을 편히 잘 수 없는 시간들 이었다.

티슈가 시한부판정을 받고나서 가족들끼리 논의하며 치료목적이 아닌 연명만 가능하다면 더 진행하지 않고 티슈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렇지만 티슈는 본인의 몸상태도 가족들의 마음도 모르는지 평소와 다름없이 뛰어다녔고 반겨주었고 말썽꾸러기였다.

그 뒤로 분가한 상태지만 새벽에 자꾸 깨고, 눈을 뜨면 동생한테 연락이 왔는지부터 확인하고, 깨어있는 시간조차 가슴이 아리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상태가 유지되어 일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나도 이렇지만 나보다 집에서 티슈와 함께있는 동생과 아빠가 더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흐르는 시간

많은 이유로 응급실에 3-4번 방문했을 때 출혈로 인해 수혈을 해야하는 상황이 왔었다.

티슈는 DEA 1.1- 라는 혈액형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RH- 혈액형이다.

그렇기에 피가 없어서 수혈도 쉽지 않았고 약간의 부적격이 있어서 위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치료라고 생각하고 진행했고 수혈은 잘 되어서 다음날 퇴원하고 집에 오게 되었다.

다만, 수혈의 문제인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 악화된건지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

결정

동생이 티슈 정말 얼마 안남은 것 같아 라는 연락을 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고 그 날 퇴근하고 바로 티슈를 보러 갔다.

항상 활발했고 시끄러웠던 티슈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보고 배가 점점 출혈로 인해 부풀고 있었다.

엄살쟁이라 낑낑대던 소리가 아닌 헛구역질을 하며 신음하는 장면을 보고 울음이 터졌다.

그걸 보고 안락사를 할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티슈가 너무 힘들어보였고, 이대로면 쇼크사로 고통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널거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같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이틀뒤로 병원에 문의를 했고 장례업체도 같이 문의했다.

회사 점심시간에 알아보게 되었고 검색을 하며 전화를 하며도 너무 많이 울었다.

울음의 시작은 안락사 문의를 위해 연락한 병원에서 보내온 하나의 카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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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뭘 해줬다고 티슈는 항상 나의 선택을 존중했고 나를 사랑해줬는지.

배려

안락사 예정일이 되고, 난 오후 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먼저 도착해서 앞에서 기다리다가 티슈 생각을 하니 또 울음이 터졌다.

가족들이 티슈를 데리고 도착하고 집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던 티슈가 날 보더니 케이지에서 일어나서 나를 반겨주었다.

갑자기 일어나서 울다가 웃음도 났지만 일어나있는걸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었으나 다시 엎드렸다.

케이지 안으로 손가락을 넣어서 티슈를 만져주고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니 엄마가 티슈를 데리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안내데스크 앞에서 티슈의 심장이 멎었다.

안락사가 아닌 그저 숨을 몇번 크게 쉬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살아 있을 힘도 없는데 형 봤다고 일어나서 인사해주고 떠났다는게 믿기지 않았고, 안락사를 선택한 내가 너무 미웠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마음이 놓였다.

안락사가 아니라서, 쇼크로 발작하다가 괴롭게 떠난게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티슈를 볼 수 있었어서 다행이었다.

티슈에게 너무 많은 배려를 받게되었고 고맙다는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덕분에 염을 하고 병원을 떠나면서도, 장례식장에서 화장을 하면서도 너무 많이는 울지 않았다.

이 또한 티슈가 바라던 나와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에 화장할때도 웃으며 티슈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리고 티슈와 같이 하늘로 보낸 편지들도 티슈가 읽으며 떠났길 기도했다.

언젠가 내가 죽어 다시 만나는 그 날, 서로 못다한 말들을 마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후회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못해준것만 기억난다고들 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내가 티슈에게 해준 것들이 본인이 해주지 못한 일일지는 몰라도 나는 나고 티슈는 티슈였기에 비교하려 하지 않았다.

안락사가 예정되었었기에 병원에 가는동안 티슈에게 인사하는 시간에 어떤 말을 해야할지 과연 내가 잠깐만요, 안돼요 와 같은 말을 의사에게 하지 않을지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티슈가 해준 배려로 안락사로 보내지 않게 되었고, 대신 마지막으로 티슈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들을 전해주지 못하게 되었다.

감각 중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청각이라고 했기에, 마지막으로 티슈를 안고 했던 말들을 들었기를 바랄 뿐이다.

난 지금도 병원 앞 마지막으로 인사했던 그 순간이 계속 리플레이 되고 있다.

케이지를 열어 안아줬더라면,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하게 티슈를 대해줬더라면.

그 순간에도 우느라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한 내가 너무 미웠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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